꽃과 관련해서
분명 꽃에 대한 고찰은 식물학자들, 작가들, 예술가들에 의해서 이미 많이 분석되고, ‘문학화’, ‘시적화’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에 대한 나만의 생각들을 써보려 한다. 아마, 꽃뿐만 아니라 다른 대상들에 대해서도 그래왔듯이, 이미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수세기 전부터 교과서화 되었을 법한 고리타분한 시대에 뒤쳐진 당연한 이야기일 듯하다.
그럼에도 나는 느꼈다. 자전거를 타고 수 키로를 달리다가, 길가에 가지런히 심어진 꽃들을 보았다, 작년에도 보았던 그 곳에 있었다. 30도 이상을 육박하는 덥고 습기찬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강이 주는 더운 냄새와 그 주변 녹음이 머금고 있던 시원한 냉기를 맞으며 스쳐 지나갔던 꽃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심어지고 관리되어 왔을 것이다. 아마 한강 자전거 도로 옆이라면, 어느 개인이 부담해서 만들어진 꽃밭이 아니라, 세금으로 유지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나도 이 꽃밭에 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조금은 마음 놓고 즐겨보자.
꽃들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생각해보자, 언제부터 우리는 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였고, 축하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꽃말을 붙였을까. 상상해보면, 고대에 한 사람이 구애를 위해 상대방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단으로 무엇을 사용했을까... 고민하다가 들판에 펼쳐진 꽃을 보고 ‘아! 이거다!’ 하며 한 송이 한 송이 모아 다발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성공적이었을 것이다. 꽃다발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곧 유행으로 번져, 곧이어 많은 이들이 꽃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을 것이다. 내가 상상만으로 만든 이야기지만, 분명 꽃다발 선물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올 만큼 그 의미는 깊다.
꽃을 심고, 자라게 하며, 수확하는 행위, 혹은 자연에서 자라난 꽃들을 찾아 모으고 그것들을 한송이씩 꺾어 다발로 만드는 행위, 이 모든 것들은 진심을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진심을 표현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고된 일일까.. 하고 반문해 볼 정도다.
꽃봉오리를 만저 봤다. 너무나도 연약하다.
그럼에도 생기 넘친다.
오동통, 통실통실,
촉촉, 단단,
그럼에도 오독, 뚝.